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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도깨비의 농사 이야기

블루베리가 몸에 좋다는 건 알지만, 너무 비싸요. 왜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블루베리는 이렇게 비쌀까요?

by 풍요도깨비 202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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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296/0000056176

 

하버드 영양학자가 골랐다! 뇌에 좋은 과일 1위는?

현대 사회에서 뇌 건강은 가장 주목을 받은 분야 중 하나다. 특히 알츠하이머와 같은 노화로 인한 뇌 질환이 늘면서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들에 대해 수많은 조언들이 나온다. 하버드 의대 우마

n.news.naver.com

위의 기사를 보면 블루베리는 마치 만병통치의 명약이다. 다방면에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식품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제성을 따져볼 수 밖에 없다. 블루베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비싸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원래 블루베리가 자생하는 나라가 아니다.

예전 북미에서 원주민들이 자생하는 블루베리를 유럽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에게 소개해 주었다는 역사가 있다.

북미에서는 블루베리가 자라는 최적의 환경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자생하는 블루베리가 있다.

블루베리는 토양이 아주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농가들은 거의 다 피트모스를 수입해서 사용한다.

산성인 피트모스에 블루베리를 심지 않으면 잘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블루베리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초기 농사에서 실패를 많이 했다.

일반 흙에 심어서 대부분 나무가 죽어나갔고, 나무의 특성을 몰라서 겨울 동면기에 죽은 나무라고 생각해서 뽑아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런 시행착오 끝에 겨우 깨달은 사실과 미국의 자료들을 보고 익혀서 드디어 재배에 성공한 농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냉동만 수입되던 블루베리가 우리나라에서 재배하여 생과로 나왔을 때 초창기 가격은 상상을 불허한다.

지금 가격의 3~4배 정도였다고 하니.

지금도 블루베리 가격은 단위무게 당 아주 고가의 과일이다.

왜 그럴까? 왜 북미에서는 저렴하다는 과일이 우리나라에서는 비싼 걸까?

 

실제 부산 기장군 형제농장에서 수확한 블루베리 사진입니다.

농사를 직접 짓는 사람으로서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를 한번 살펴보자.

 

일단 서두에 말한 대로 블루베리는 아무 토양에서 자랄 수 없다.

농사를 짓는데 흙을 산다는게 과연 농부에게 어떤 의미일까?

땅에 지천인 우리 흙 대신 나무를 심어야하는 흙을 산다는게 일반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피트모스는 북미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수입해 온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토양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블루베리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두가지 방법으로 심는데, 하나는 땅에 심는 것이다. 

조금전에 우리 흙에 맞지 않다고 했는데???? 

이런 방법이 있다. 일단 흙에 구덩이를 파고 거기에 피트모스를 넣는다. 그래서 블루베리의 뿌리는 피트모스에 둘러싸이게 해서 심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블루베리는 피트모스라는 환경에 자라게 되고 물의 배수는 땅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럴 경우 배수의 효과도 있지만 땅에 배어있는 수분도 적절하게 얻을 수 있다. 단점은 땅에서 오는 병에 취약할 수 있고 , 또 두더지의 습격을 받을 수도 있다.

두 번째 방법은 화분에 심는 것이다. 피트모스를 화분에 담고 거기에 블루베리 묘목을 심는 방법이다.

이럴 경우, 블루베리나무는 당연히 피트모스에 심기니 적당한 환경이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인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항상 배수는 잘된다. 하지만 토양에서의 장점은 받을 수 없다. 그리고 화분을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든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화분에 들어 있기 때문에 뿌리의 성장이 화분에 갇혀서 많이 뻗어나가지 못한다. 사실 땅에 피트모스를 넣고 키우는 경우도 블루베리 나무의 뿌리는 딱 피트모스가 있는 곳 까지만 자란다. 그 이상은 잘 뻗어나가지 않는다. 

간혹 일반 흙에서도 자라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이렇게 피트모스와 화분에 드는 비용들이 블루베리 열매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익는 속도가 달라서 한 알씩 수확해야한다. 

그리고 블루베리의 큰 특징은 익는 속도이다. 블루베리는 포도송이와 유사한 형태로 열리는데, 익는 속도가 한 알, 한 알 다르다. 그래서 수확도 한 알씩 따야한다. 그러다보니 수확하는 속도가 느리다. 속도가 느리니 당연히 인건비가 많이 든다. 그리고 껍질의 강도가 포도처럼 강하지 않아서 조심스럽게 따야한다. 

북미의 경우 대농장이 많고, 심지어 기계로 수확한다. 그래서 파손된 과일이나 덜 익은 과일을 기계로 선별하고, 이상없는 과일은 생과로 포장 판매한다. 이상이 있는 과일은 잼이나 가공식품으로 사용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기계화되어 인건비를 줄이고 대량생산, 수확이 가능해서 단가를 낮출 수 있다.

 

그리고 농가의 입장에서 포장용기나 포장박스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그리고 택배비도 든다. 마케팅비용, 카드수수료 등을 제하면 비싸다는 과일의 순수익은 별 볼일 없어진다. 그래서 한동안 블루베리를 재배하는 농가가 우후죽순처럼 늘었다가 얼마전 부터 폐업하는 블루베리 농가가 많아졌다. 

 

다른 농산물도 마찬가지지만, 이렇게 당장 드러나는 문제 외에도 자연이라는 불가항력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태풍이나 장마, 동해의 피해도 많다. 열심히 1년동안 노력해서 초여름 6월 한 달 수확한다. 그런데 그때 빠른 태풍이 오거나 장마가 빨리와서 그 해 농사를 망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 해 겨울이 너무 추워서 꽃눈이 다 얼어버려 열매가 하나도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나무가 죽어버리기도 한다.

블루베리 꽃이다. 겨울에 꽃눈이 동해를 입으면 꽃이 피지 않고, 그러면 열매도 없다.

이런 불가항력인 자연현상으로 좌절하는 농가도 많이 있다. 

물론 다른 농산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블루베리만의 특별한 이유와 농산물이 가진 보편적인 이유가 합쳐서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블루베리의 가격이 책정된 것이고, 그것이 소비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쌀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잘못알려진 것 처럼 농부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농사를 짓는 농부의 입장에서도 빨리 기술이 개발되어 인건비도 줄이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들이 어서 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사먹을 수 있는 과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농부들도 재배하는 보람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수확의 의미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