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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도깨비의 농사 이야기

도시촌놈 농사에 도전하다2

by 풍요도깨비 2021.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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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씌였다고들 표현한다. 

그랬다. 그때는 뭔가 씌였는지, 형과 나는 과감하게 농사에 도전했다. 

2014년. 초 봄... 이제 땅이 녹기시작하고 봄을 알리는 새싹이 틀 무렵....

우리는 전편에 올린 사진처럼 비닐하우스 한 동을 지었다. 

지어놓고보니 훤칠하니 보기 좋았다. 괜히 나무도 없는 빈 하우스를 보는데도 반쯤 끝난 것 같은 마음에 어깨에 힘이 팍 들어갔다. 정작 다가올 고난은 생각지도 못하고...ㅎㄷㄷㄷ

 

우선 블루베리 묘목이 필요했다. 

그건 우리의 스승이신 A사장님이 블루베리 묘목을 키워서 판매하시니 A사장님께 구매하면 된다. 그것도 바로 지척에 있는 농장이니 운반도 쉬울 것이다.

 

그래서 일단 묘목 1000주를 구매하기로 했다.

또 화분에 키우기로 했으니 화분도 1000개가 필요하다. 

블루베리는 피트모스라는 흙에 재배하니 피트모스도 필요하다. 

다 돈이다.

 

묘목 1주당 1만원, 1000주 1000만원

화분 1개당 4000원(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약 4000원) 1000개면 400만원.

피트모스는 20키로 한 포에 약 18000원, 350포 정도 사용했으니 약 600만원

하우스 제작비용 600만원

펌프(양수기) 1대, 한일펌프 PA-950. 1마력, 약 30만원

관수시설 약 200만원

방초매트 (2mx200m) @14000원. 5개. 7만원. 

땅 정지작업 굴삭기 3일 (일당 45만원) 약 135만원.

전기 인입공사 70만원

5톤 물통(중고) 10만원

물은 A사장님 지하수를 무료로 사용하게 해주셨다. 관수시설로 관정에서 우리 물통까지 연결하는 것도 쉽지않았다. 

작업공간 및 휴식공간도 A사장님이 예전에 사용하던 작은 움막을 대여하기로했다. 대여료 300만원을 드렸다. 기한은 없는걸로. 그 안에 냉장고, 에어컨, 전기판넬, 싱크대 등이 갖쳐져 있었다.

그외 공구와 잡자재 구입 (장화, 비옷, 전동드릴 및 공구, 낫, 갈고리, 삽 등) 50만원.

 

총 비용 약 3000만원 남짓한 정도에 첫 셋팅을 했다. 

 

물론 그외에도 조금씩 들어간 비용들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예비비가 필요하다. 

처음 확보한 땅은 400여평의 땅에서 시작했다. 하우스 한 동 짓고.

한 명 당 1500만원씩 총 4500만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스타트했다. 벌써 3000만원을 썼다.

 

위와 같은 화분을 사용했다. 더 큰 화분이나 백을 사용하는 농가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A사장님이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따라했다. 단가가 제일 저렴하기도 했다. 이 화분을 옮기는 것만도 엄청난 일이다.

 

피트모스는 위의 사진처럼 파레트 단위로 온다. A사장님과 주변 농장들이 같이 구매하면 큰 차로 한대 들어와서 지게차로 나누어 내린다. 저 한포대에 거의 20kg. 저걸 다시 손수레에 실어서 작업공간까지 또 운반해야한다. 

 

A사장님이 키운 묘목을 사서 우리 농장으로 옮긴다. 작업장에서 옮긴 묘목을 구매한 화분에 옮겨심는다. 분갈이라고 한다. 피트모스를 잘 풀어서 (압축포장되어있어서 분갈이를 하려면 발로 밟고 삽으로 풀어서 흙과 같은 상태로 만들어야한다. 삽으로 피트모스를 화분에 담고 묘목을 넣고 다시 피트모스를 더 채우는 작업이 분갈이다. 다하고 나면 허리가 남아나질 않는다. 

 

 

 

전기 인입해서 분전반을 설치한 모습. 전기회사에 신천하면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완료해준다. 

 

동바리를 땅에 박아서 지나가는 차량이나 사람에 지장이 없도록 높이 선을 달아맨다.

 

앙상한 가지다. 겨울을 난 블루베리는 꼭 죽은 나무 같이 앙상하다. 초창기 블루베리를 들여온 농가에서는 겨울에 블루베리가 동면한다는 것을 잘모르고 죽은 줄알고 버렸다는 말도 있다.
봄이 되면 이렇게 잎이 나고, 꽃도 핀다. 블루베리꽃은 작지만 아주 예쁘다. 처음 본 사람들은 다들 놀란다.

 

 

블루베리 꽃. 벌이 열일하고 있다. 

 

한일 양수기(펌프)가 설치되어있는 모습. 펌프를 구매해도 결국 설치는 스스로 해야한다. 우리도 처음엔 잘 몰라서 다른 농장 사장님이 도와주셨다. 토출구와 흡입구 구경에 맞는 파이프들과 연결구들을 구매해서 설치해야한다. 

 

관수시설에 꼭 필요한 밸브. 그리고 연결소캣, 관수파이프 등 구매할 자재가 너무 많다. 우리는 두구동에 있는 영풍원예자재에서 구매했다. 부산에서는 제일 큰 농자재 판매점이다.